[스타 셰프 타운 갈라 디너 현장] 혀 끝 감기는 프랑스 요리…“파리 온 듯”
LA는 미식의 정수라고 불리는 프랑스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적어 많은 미식가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그런데 최근 LA 한인타운에서 프렌치 코스 요리가 선보여진 유명 셰프의 갈라 디너가 개최돼 화제다. 지난 9일 카페 콘체르토에서 크리스토프 에메 셰프와 김은상 콘체르토 대표의 협업 갈라 디너〈본지 7월 9일자 A-3면〉가 열렸다. 이날 에메 셰프는 프렌치 코스 요리를, 한인 1호 커피 헌터인 김 대표는 와인 및 커피 페어링을 선보인 가운데 식사를 한 참석자들은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에메 셰프는 이번 행사를 위해 찾은 한인타운을 “매우 흥미로운 곳”이라며 관심을 표시했다. 그는 “한인타운에 몇 번 와봤지만 올 때마다 반겨주는 분위기”라며 “비행기를 타지 않고 한식과 한국 문화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에메 셰프는 한식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높아진 한식의 위상에 관해 묻자 그는 “한식이 빠른 시간 내 성장한 것은 좋은 현상”이라며 “새로운 음식과 식재료가 등장해 나 같은 타인종 셰프들에게 영감을 준다”고 전했다. 관심가는 한식이나 한식 재료에 대해서는 “한식은 김치 같은 발효 음식이나 식재료가 많은 것 같다”며 “한인마켓에서 식재료를 보고 구매해 실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이날 에메 셰프가 준비한 코스 메뉴는 아뮤즈부쉬를 포함하면 총 6개의 요리로 구성됐다. 그는 정통 프렌치 요리에 자신의 스타일을 살짝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에메 셰프는 “프랑스 요리에 이탈리아 식재료인 포르치니 버섯, 아뇰로티 파스타 등을 사용해 약간의 변주를 줬다”고 말했다.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주방은 에메 셰프의 지휘 아래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수건으로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는가 하면, 요리한 음식을 접시에 담을 때마다 “대니”라고 연신 외치며 자신의 수셰프인 대니 김(한글명 : 김기용) 셰프를 불러 도움을 청했다. 김 셰프는 에메 셰프와 2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에메 셰프는 음식을 접시에 담을 때도 허투루 담지 않는다. 이날 준비된 구운 관자 요리 위에 거품 소스인 폼(Foam)을 올릴 때 한 손으로 무거운 냄비를 들고, 숟가락으로 냄비에 담긴 소스를 휘저은 뒤 관자 위에 천천히 올려냈다. 또 음식이 행사 참석자에게 전달될 때 음식이 흔들리지 않게끔 신경 써달라는 당부를 서버들에게 매 순간 전하기도 했다. 메인 요리가 나갈 때쯤 김 대표가 한쪽에서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 커피에 관해 묻자 그는 “신의 커피라고 불리는 게이샤 커피를 준비했다”며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도 고품질의 희귀한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설명과 함께 자신 있다는 듯이 커피 한 잔을 건넸다. 그가 준 커피는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맛이었다. 고소함과 산미가 시간 차를 두고 느껴지면서 마지막에는 두 맛이 어우러졌다. 김 대표는 이날 게이샤 커피를 이용해 디저트 커피와 에스프레소 마티니를 만들었다. 디너 참석자인 크리스틴 리브레는 김 대표의 커피를 두고 “오늘 나온 코스의 음식 모두 맛있었지만, 커피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며 “코스 음식과 정말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이날 식사를 한 18명 모두 요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에 참석한 심철민 넷마블 북미법인장은 “너무 맛있게 먹었다”며 “오늘 하루 마치 프랑스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식사가 끝난 뒤 에메 셰프와 참석자들이 인사를 나누는 시간에는 한 참석자가 “프랑스 요리를 많이 먹어봤지만 거부감이 있었다”며 “그런데 오늘 먹은 음식은 정말 입맛에 잘 맞았다”고 에메 셰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감사의 의미로 에메 셰프에게 와인을 한 잔 건네며 프랑스어로 건배를 뜻하는 성떼를 외치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개최한 김 대표는 “참석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앞으로 에메 셰프와 매달 이런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에메 셰프 역시 즐거워하며 “앞으로 계속해서 한인타운에서 이런 이벤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향후 한식이나 한식 재료를 기반으로 한 코스 구성 계획을 묻자 그는 “김치 같은 발효 재료들을 활용해 한식에서 영감을 얻은 코스 메뉴를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식과 프랑스 음식의 퓨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에마 셰프는 “프랑스 음식은 정통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는 게 낫다”며 “퓨전보다는 한식 재료를 차용해서 프랑스 음식을 만드는 게 낫다”고 전했다. 김경준 기자한인타운 프렌치 프렌치 코스 코스 음식 프랑스 요리